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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고야의정서 무방비 한국] 천연물 의약·화장품 '이익공유' 타깃...中과 적용대상 등 협상 시급
이름 운영자
작성일 20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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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의정서는 지난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192개국 정부 대표와 국제기구, 국제 민간단체 대표 1만6,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국제협약이다. 2014년 10월12일 발효됐는데 생물자원을 활용해 생기는 이익을 공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제약업체가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에서 아토피에 유용한 식물을 발견하고 그 성분을 분석해 약품으로 만들면 이익의 일정 부분을 브라질에 로열티 개념으로 지불해야 한다. 선진국이나 다국적 제약업체가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의 자원을 활용하고도 이익은 일방적으로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인데 우리 기업이 많이 의존하고 있는 중국마저 6일 나고야의정서를 발효시켰다.






우리나라의 비준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 중국에서 생물자원을 거래하려면 ‘이익공유’를 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인도 수준인 매출의 1~3% 정도를 이익공유 금액으로 삼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나고야의정서를 비준한 나라는 80개국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중국을 비롯해 주요 국가가 나고야의정서를 발효하면서 △기존 원료 원가 상승 △신규 원료 개발을 위한 해외 생물자원 접근 어려움 △이익공유 시 특허·지식재산권 등을 요구할 가능성 등을 걱정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현재 판매되고 있거나 상품화를 준비하고 있는 생약 제제의 대부분이 단가가 낮고 물량 확보가 쉬운 중국산 생약을 쓰고 있다는 게 걸림돌이다. 기존의 정상 상거래는 이익공유 대상에서 빠진다고 하지만 이를 빌미로 단가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천연물에서 유래한 의약품이나 화장품은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 국내 업체도 중국산을 포함해 해외 생물자원을 다량 이용하고 있다. 정부 보고서와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동아제약 ‘써큐란 연질캡슐’의 은행엽엑스는 중국이 고유 원산지다. 종근당 ‘동의고 카타플라스마’의 치자연 성분은 우리나라와 중국 북동부, 일본, 시베리아, ‘코큐텐 연질캡슐’의 녹차 성분은 중국과 미얀마, 인도 등이 원산지다. 동화약품 ‘동화 은행엽엑스정’의 은행엽엑스 성분도 중국이 원산지고, 대웅제약의 ‘복합우루사’ 인삼 성분도 우리나라와 중국이 고유 원산지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LG생활건강도 유럽 등 해외가 고유 원산지인 성분을 쓰고 있다.


이런데도 나고야의정서와 관련한 제대로 된 국내 기업 통계조차 없다. 바이오 업계의 고위관계자는 “바이오와 화장품, 제약 같은 각 분야 단체에서 소속 기업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것은 있지만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다”며 “어떤 게 적용 대상이 되는지부터 따져봐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제약사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업계는 중국이 원산지인 생물자원을 제품에 이용하는 사례가 많아 중국의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 /서울경제DB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중국의 나고야의정서 비준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는 용역을 이제야 준비하고 있다. 환경부는 “국내 전문가가 적어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은 꾸준히 해왔으며 관련 포럼을 열어 업계에 알려왔다”고 했지만 중국 비준에 대한 파급효과를 이제야 알아본다는 것은 한발 늦었다는 얘기가 많다. 중국은 지난 2014년 10월 ‘대외협력 강화와 교류 및 중국 생물유전자원 이용 및 이익공유 관리에 관한 통지’를 입법하면서 나고야의정서 발효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정확한 자료가 없다 보니 부처별로도 정확한 판단을 못 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부는 최근 단독으로 중국의 나고야의정서 비준과 관련한 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나고야의정서의 파급력에 대한 해석을 유보하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나고야의정서가 국내 바이오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솔직히 헷갈린다”며 “중국을 비롯해 주요 국가의 입법 상황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 대응이 늦다 보니 기업들은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난달 내놓은 설문을 보면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한 기업은 전체(136개사)의 9%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 말 국내 비준을 앞두고 있는데다 내년부터는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이익공유 부분을 거론할 수 있는 탓이다. 국내 자원 파악도 더 늘려야 한다.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나고야의정서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양국 간 협상을 통해 적용 대상과 기준을 낮출 수 있다고 본다”며 “중국 정부와 빨리 대화에 나서야 하며 자원부국과 전략적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